중국이야기

선물상식

쑨아이 2010. 3. 6. 16:25

중국에서 선물을 할 때는 몇 가지 기본적인 상식이 있답니다. 우선 한가지 일화를 들려드리지요.

 

중국과 수교 되기 전인 1991년 한국의 모 교수가 중국의 대학을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당시는 중국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때 여서 별다른 생각 없이 선물로 괘종시계를 가지고 갔다고 합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기관을 방문할 때 괘종시계를 준비하는 것이 별 무리 없는 선물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중국에 도착해서 그것을 하나씩 정중하게 선물하였는데요.

 

그 당시 중국 사람들은 매우 이상하다고 여겼고, 외국에서 온 손님이므로 뭐라고 직접 이야기는 못하고 자기네들끼리 수군대었다고 하네요. 이것은 중국의 문화를 몰라서 생긴 작은 사건이랍니다. 탁상시계나 괘종 시계들은 중국어로 (zhōng)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인 사회에서는 이것을 선물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답니다.

 

시계를 선물하다는 중국어로 送钟(sòng zhōng)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세상을 떠나려고 하는 분 주위에 모여 마지막으로 그분의 임종을 지켜본다거나 장례를 치른다는 뜻인 送终(sòng zhōng)이란 단어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특히 나이 드신 분에게 괘종시계를 선물한다면 더욱 결례가 된답니다. 또 부채와 우산도 중국에서는 금기 선물입니다. 중국어의 扇子(부채 shàn zi)雨伞(우산 yǔ sǎn) 은 헤어진다는 의미의 ‘散(sàn)’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지요.

 

그 외에도 중국인은 과일 배( lí)가 이별을 뜻하는 离(lí)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보통 선물하지 않고 또 배를 반으로 자르다라는 의미인 分黎(fēn lí)는 이별을 나타내는 分离(fēn lí)’’와 발음이 같아서 다른 사람과 배를 반으로 잘라서 나누어 먹지도 않는 답니다.

 

이렇게 한자에서 음이 같거나 비슷한 것을 谐音(xié yīn)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인들은 꽤나 이것을 중시한답니다.

 

또 선물 포장지는 불행을 상징하는 흰색, 청색, 검은색은 피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금색이나 붉은색이 적당하답니다.

'중국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양화 감상법  (0) 2010.06.14
서울=뉴시스】초록색 모자  (0) 2010.03.06
팍스시니카  (0) 2010.03.06
루쉰과 쉬광핑  (0) 2010.02.28
루쉰과 주작인이야기  (0) 2010.02.28